시각적 스펙터클 그 이상: CIGA Design 헌터 투르비용 리뷰

고지: 필자는 CIGA Design을 취급하는 리테일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번 리뷰에 사용한 시계는 직접 구매했다. 개인적으로 소유한 첫 CIGA Design 시계이기도 하다.
CIGA Design은 비교적 짧은 역사 동안 합리적인 가격대의 중국 시계가 모방이 아닌 아이디어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해왔다. 선전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장젠민이 설립한 이 브랜드는 시계를 ‘착용 가능한 기계 예술’로 바라보며, 중국의 방대한 제조 생태계를 활용해 독창적인 콘셉트를 현실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구현해왔다. 이러한 접근법은 2021년 블루 플래닛이 GPHG에서 수상하며 가장 분명한 결실을 맺었다. CIGA Design은 이를 통해 GPHG에서 수상한 최초의 중국 본토 시계 브랜드가 됐다. 분명 역사적인 순간이었지만, 동시에 더 어려운 질문을 남겼다. 참신함이 신뢰로 이어진 다음에는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헌터 투르비용은 그 질문에 대한 CIGA Design의 답처럼 느껴진다. 블루 플래닛이 독특한 시간 표시 방식으로 주목받았다면, 헌터는 훨씬 본능적인 매력을 추구한다. 과감하게 스켈레톤화됐고, 건축적이며, 주저함 없이 극적인 연출을 펼친다. 토노형 실루엣은 필연적으로 리차드 밀을 떠올리게 하지만, 단순히 가격을 낮춘 또 하나의 오마주로 치부한다면 케이스와 무브먼트, 브레이슬릿을 하나의 일관된 디자인으로 완성하려 한 CIGA Design의 노력을 놓치게 된다. 투르비용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계가 상징하는 바다. 헌터는 CIGA Design이 디자인 중심의 접근법을 흥미로운 입문용 시계에서 본격적인 기계식 시계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모델이다. 관건은 시선을 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첫 시각적 충격이 잦아든 뒤에도 그 안의 완성도가 설득력을 유지하느냐다.

피할 수 없는 비교
헌터의 형태가 어떠한 맥락도 없이 탄생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토노형 케이스의 역사는 리차드 밀보다 훨씬 오래됐지만, 그 실루엣에 노출된 기계 구조와 투르비용을 결합하면 오늘날 리차드 밀과의 연상은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헌터만의 디자인 언어가 드러난다. 여섯 개의 칼날 같은 브리지가 전면부를 구성하고, 12시 방향의 트윈 배럴과 6시 방향의 투르비용이 강한 수직축을 형성한다. 각진 H-링크 브레이슬릿까지도 같은 언어를 케이스 밖으로 이어간다. 화려한 형태의 케이스 안에 평범한 칼리버를 넣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물건으로 설계됐다는 인상을 준다.

헌터가 비슷한 미학적 영역에 놓여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브리지 구조와 무브먼트 배치, 세부 디자인은 CIGA Design만의 개성을 충분히 만들어낸다. 적어도 나는 이 시계를 또 하나의 RM 오마주라고 부르지 않겠다.
여러 모델을 다뤄본 끝에 선택한 첫 CIGA Design
개인적으로 소유한 CIGA Design 시계는 헌터가 처음이지만, 업무를 통해 그동안 브랜드의 여러 모델을 직접 다뤄봤다. 그중에서도 헌터가 가장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구매했다. CIGA Design의 산업 디자인 감각과 기계적 야심이 특히 자연스럽게 결합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시각적 존재감은 강하지만 무작정 크고 둔중하지는 않다. 그레이드 5 티타늄 케이스는 가로 41.5mm, 세로 47.45mm이며, 티타늄 소재가 무게에 대한 부담을 낮춰준다. 티타늄 브레이슬릿은 헌터의 건축적인 디자인을 가장 완전한 형태로 보여주는 반면, 함께 제공되는 퀵 릴리스 러버 스트랩은 시계를 한층 캐주얼하게 만든다.
러버 스트랩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는 이 시계와 함께한 가장 아찔한 순간도 발생했다. 실수로 시계를 떨어뜨린 것이다. 다행히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즉시 확인되는 이상은 없었다. 물론 단 한 번의 사고를 통제된 내충격성 시험으로 볼 수는 없다. 그래도 그 결과는 안심할 만했다. 섬세한 기계 조각품처럼 보이는 시계지만, 적어도 내 시계는 그렇게 연약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무브먼트가 완성하는 설득력
수동 와인딩 방식의 CD-011은 4Hz로 작동하며, 트윈 배럴을 통해 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6시 방향의 투르비용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시각적 중심점이 된다. 이러한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칼리버의 구조다. 무브먼트를 케이스 안에 감추는 대신, 시계의 디자인을 완성하도록 구성했다.
스켈레톤 시계는 모든 표면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작은 결점도 숨기기 어렵다. 루페로 내 시계를 살펴봤을 때 눈에 띄는 가공이나 마감상의 흠은 거의 찾지 못했다. 마이크로 샌드블라스트 처리된 표면은 균일했고, 눈에 보이는 경계와 전환부도 깔끔했다. 서로 다른 표면 마감은 무브먼트 전체가 단조로운 회색 부품 덩어리로 보이는 것을 막아준다. 물론 수억 원대 스위스 투르비용에서 볼 수 있는 정교한 수작업 마감은 아니며, 이 시계 역시 그런 수준을 가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화 1,999달러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눈에 보이는 완성도는 진심으로 인상적이다.

CIGA Design은 CD-011을 자체 개발 무브먼트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생산 파트너와 부품의 출처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전적으로 인하우스에서 제조한 칼리버라고 부르지는 않겠다. 그럼에도 실제로 보이는 부분만을 평가하면, 내 시계는 상당히 높은 생산 품질을 보여준다.
결론
헌터는 가장 저렴한 중국 브랜드의 투르비용이 아니다. 따라서 이 시계의 가치가 투르비용이라는 컴플리케이션 하나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가격 차이를 통해 얻게 되는 것은 입체적으로 설계된 티타늄 케이스와 전용 브레이슬릿, 그리고 주변 디자인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무브먼트다. 이러한 일관성이 헌터를 단순히 기계적 볼거리에 집중한 더 저렴한 제품들과 구분한다.
여러 CIGA Design 시계를 다뤄본 뒤 헌터를 직접 구매한 이유는 이 모델이 브랜드의 야심을 가장 완전하게 표현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담하고 독특하며, 분명 호불호가 갈릴 시계다. 무브먼트의 생산 배경과 장기적인 서비스에 관한 의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헌터 투르비용을 자세히 살펴볼수록 ‘RM 오마주’라는 손쉬운 평가는 설득력을 잃는다. 익숙한 실루엣이 먼저 시선을 끌지만, 계속 바라보게 만드는 것은 독자적인 구조와 높은 완성도다.


